* 본 리뷰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 결말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 예정인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기본정보
- 제목: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
- 감독: 잭 리포브스키, 아담 스테인
- 장르: 공포, 스릴러, 재난, 고어
- 주요 출연진: 케이틀린 산타 후안나, 테오 브리오네스, 리아 킬스테트, 토니 토드
- 상영 시간: 110분
- 로그라인: 반복되는 악몽에 시달리던 대학생이 자신을 구해줄 유일한 사람을 찾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이 흐름과 끔찍한 운명으로부터 가족을 구하려 한다.
줄거리
아이리스와 남자친구 폴은 고층 빌딩 스카이뷰 레스토랑의 사전 개업식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찍고,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장난치던 한 소년이 던진 동전이 환풍기로 들어가며 문제가 시작된다. 동시에 스카이뷰의 유리 바닥은 점점 금이 가고, 사람들은 전혀 모른 채 춤을 춘다. 결국 바닥이 깨지면서, 사람들은 아래로 추락한다. 동시에 주방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동전으로 인해 고장 난 환풍기는 불길을 확산시키고 폭발이 터진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현장에서 가까스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아이리스는 구석에 숨어 있던 소년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빌딩이 무너지며 생을 마감한다.
사실 여기까지의 내용은 스테파니가 매일 꾸는 악몽의 내용이다. 꿈속의 아이리스가 연락이 끊긴 자기 할머니임을 직감한 스테파니는 가족이 쉬쉬하던 아이리스에 대한 단서를 찾아 나선다. 오래전 아이리스는 홀연히 사라졌는데, 남은 가족들에게 죽음에 대한 편지를 보내왔다. 스테파니는 아이리스가 보낸 편지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고, 결국 그녀를 만나게 된다.
아이리스는 수십 년 동안 '죽음'을 연구하며 홀로 살아왔다. 아이리스는 오래전 스카이뷰 레스토랑에서 스테파니가 꾸는 악몽과 똑같은 내용을 보았고, 바로 그 재난을 막고 많은 사람을 구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구조했던 사람들이 결국 죽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 생존자들이 자녀를 낳고 삶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원래는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생명들이 생겼기에, 죽음은 결국 그들까지 정리해 가는 중이라는 걸 깨닫는다. 죽음은 정해진 순서를 따른다. 그러나 이제는 피해자 본인만 아니라, 그로 인해 생긴 생명들까지도 죽음의 리스트에 포함된다. 그 사실을 이해한 아이리스는 오래전에 가족을 떠나 죽음을 피해 왔다. 아이리스는 스테파니에게 죽음을 연구한 노트를 넘기며 그녀의 눈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스테파니는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아이리스의 죽음과 연구 노트를 통해 모든 규칙을 알게 된다. 이제 죽음은 아이리스의 아들이자 스테파니의 삼촌인 하워드, 하워드의 자녀들, 그 이후 자신의 엄마에게로 차례로 다가오고 있으며, 스테파니 역시 그 끝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리뷰
2000년에 시작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돌아온다. 매번 내용은 똑같다. 주인공이 곧 닥칠 재난을 예견하고, 가까스로 재난을 피하지만, 결국 '죽음의 순서'는 반드시 찾아온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죽음이 나타날까를 기다리게 만든다. 그 기대에 응하듯, 시리즈는 매번 참신하고 어이없는 방식으로 인물들을 죽여 왔다.
이전 시리즈들과 가장 다른 점은, 이번에는 하나의 가족 안에서 죽음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친구들 사이에서 재난이 닥치고, 서로 불신하다 죽음 앞에서 화해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가족의 연결 안에서 죽음이 이동하며 더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답게, 인물들이 슬퍼할 틈은 없다. 누가 죽었든, 곧 다음 사람이 죽어야 한다.
시리즈에서 항상 나오는 죽음의 규칙이 있는데, 죽음은 원래 죽었어야 할 순서대로 찾아온다. 근데 아이리스는 죽음의 비밀을 발견하고 안전한 장소에 숨어 지내면서 죽음을 피해 왔다. 거의 몇십 년을... 물론 스카이뷰 생존자가 워낙 많아서 웨이팅이 길었을 수도 있고, 결국 암에 걸렸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오래 피할 수 있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새로운 설정은 원래 세상에 없었어야 할 인물들도 결국 죽음의 리스트에 올라간다는 것이다. 특히 죽음은 순서를 아주 잘 지키기에 첫째 자녀부터 타고 내려간다.
시리즈의 클리셰였던 ‘죽음의 순서’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이번에는 세대, 혈통, 가족사라는 새로운 설정이 덧붙는다. 그동안 단순했던 구조에 약간의 서사가 붙으면서 시리즈에 힘을 더했다. 특히 아이리스와 스테파니가 죽음의 방법을 예측하는 점쟁이 실력을 보여준다. 이들이 죽음을 대처하는 방식은, 기존 시리즈에선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시리즈의 최대 단점인 억지 죽음을 주인공이 이해하며 언급하기에 이 부분이 이전 시리즈들과는 달리 살짝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떻게 이상하게 죽일까’에만 집중하던 시리즈였지만, 이번에는 죽음 설정 자체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느낌이 있었다. 늘 똑같다고 생각했던 시리즈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그래서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
가끔 일상 속에서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장면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2편을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치과의자에 누울 때마다 문득 떠오르는 모습들이 있다. 앞으로는 MRI를 할 때에도 영화 장면이 생각날 것 같다.